비건음료라고 해서 한창 어메이징오트 광고하는 걸 보긴 했었는데 막상 아침햇살 맛일 거 같아서 안 사 먹어왔던 나.
라이브 커머스 통해서 쇼핑은 안 해봤었는데 이날은 바리스타 오트밀크 대용량도 같이 껴서 주는 이벤트를 하길래 주문해 봤다.
전에 아몬드우유는 맛있게 먹어본 적이 있어서 그런 고소함이겠거니 생각했던 나의 실수.
귀리우유는 그 고소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역시나 아침햇살 같은 밍밍한 맛은 영 내 입맛과는 맞지 않았는데 언스위트라 단 맛이 1도 없어서 그냥은 당최 손이 가지 않던 터.
24팩이나 사놨는데 결자해지라고 내가 샀으니 내가 먹어치워야 해서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두 가지 방법으로 잘 소진하고 있다.
(커피에 타보기도 했지만 에스프레소 머신이면 모를까; 모카포트랑은 궁합이 그다지 안 맞는 것 같다.)
바나나 오트 우유
먼저 첫 번째.
초간단으로 해치울 수 있고 아침 식사대용으로도 적합한 바나나 오트우유!
준비물
바나나 1개, 어메이징 오트 (190ml) 1팩, 블랜더
처음에 얼음을 준비했다가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도깨비방망이 타입 블랜더에는 잘 안 갈리길래 이후로는 그냥 얼음 없이 갈아 마시고 있다.
비건인증 오트음료 어메이징 오트!
개인적으로 빨 때를 잘 안 쓰는데 그냥 우유팩처럼 여는 타입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종이빨대는 먹을 때마다 펄프맛이 섞여서 영…
콸콸콸 따르고 윙윙 몇 번 저어서 갈면 끝!
확실히 바나나가 무른 과일이다 보니 잘 뭉개져서 금방 갈린다.
위에 아몬드를 올려보는 비주얼로 찍겠다고 통아몬드를 올렸더니 급하게 가라앉는 중.
토핑은 슬라이스 아몬드로 해야 합니다.
우유보다는 색이 뭔가 칙칙해 보이지만 향긋한 바나나 향에 달콤해서 먹기 좋다.
두 번째 오트우유 활용 디저트
바나나 푸딩
거의 내 요리의 8할은 냉장고 파먹기인데 집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해서 먹고자 함이 크다 보니 얼마 전부터 계속해 먹어보고 싶었던 매그놀리아 푸딩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 준비물
계란 노른자 3개, 버터 10g, 생크림 250ml, 설탕 70g, 밀가루 20g
바닐라 익스트랙이 없어서 뺐는데 넣으면 더 고급진 맛이 나겠지만 없어도 무방하다.
밀가루는 원래 박력분이지만 집에 있는 우리밀 중력분으로 대체.
계란 노른자만 써야 해서 차 거름망에 걸러보는데 망이 너무 촘촘해서 잘 안 걸러진다.
노른자 분배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자주 해 먹는 요리도 아닌데 자꾸 기구를 늘리지 말자주의라서;
커스터드 크림 만들기부터 먼저 해야 하는데 설탕은 먼저 45g 정도 활용.
25g은 생크림 만들 때 쓸거라 따로 빼둔다.
황설탕으로 쓰면 생크림 쳤을 때 뭔가 조금 더 빈티지한 아이보리색감이 나오는 것 같다.
그다음 밀가루 20g을 넣고 찹찹 섞어준다.
잘 섞였으면 냄비에 옮겨주기!
중불에 꾸덕꾸덕해질 때까지 계속 휘저으면 점점 몽글몽글한 형태의 커스터드가 완성되는데 커스터드 향이 진하게 나기 시작한다.
실수로 막판에 센 불에 했다가 바닥이 살짝 누룽지처럼 탔다.
꼭 약불에 은근히 익히면서 계속 저어줘야 한다.
20분 냉동실에서 식혀주기!
이제 생크림 만들 차례.
생크림 250ml에 25g인데 아빠 밥 숟가락으로 3 숟가락 정도.
이때부터 내 체력이 갑자기 소진된 건지 처음 전동믹서기로 생크림을 쳐봐서인지 아무리 휘저어도 믹서기 모터만 과열되는 거 같고 생크림 형태가 안 만들어져서 멘붕이 왔었다.
결국
오버 휘핑이 돼서 생크림이 순두부가 됐다!
분명 단단해진 것 같다! 하고서 조금만 더 돌려봐야지 하는데 순두부가 되는 건 한 순간…
안돼에에~~
휘핑기로 할 때 설탕을 한 번에 다 넣지 말고 세 번 정도 나눠서 넣어주는 게 좋다.
두 번째 생크림 치는 시도 때는 그래도 망하지는 않았었는데 전동믹서기를 사용하는데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리고 꼭!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바닥에 얼음을 깔고 생크림을 쳐야 한다.
상온에 생크림이 나와있으면 이렇게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순두부긴 하지만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커스터드 크림을 넣고 완전 물처럼 더 분해되기 시작했다…
오트우유의 탁함 때문일까? 커스터드도 생크림도 빈티지한 색감이 됐다.
그 점은 오히려 마음에 듦.
커스터드를 채에 걸러서 섞어주라는 레시피를 봤었는데 망에 걸려서 잘 안 걸러지는 데다가 설거지감만 많아져서 나중에는 그냥 섞었다.
절대! 휘핑기로 다시 섞지 마시오…
그리고 잘라두었던 바나나랑 계란과자를 같이 넣고 섞어주면 되는데 멘붕이 와 버려서 사진이 없다.
내가 원한 비주얼은 이게 아닌데…
한층 더 맛없어져 보이는 비주얼.
디저트 요리에는 영 소질이 없는 것인가… 요똥 인증.
하지만 바로 먹지 않고 냉장고에 잘 밀폐시켜서 다음날 먹었는데 보기에는 맛없어 보여도 은근히 맛있었다.
생크림 때문에 느끼하긴 해서 커피랑 같이 먹어야 하지만;
계란과자랑 궁합도 잘 맞아서 꼭 다이제 같은 쇼트쿠키 아니더라도 있는 재료로 해 먹기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바나나 우유가 더 간편해서 자주해먹을 것 같다.
얼린 바나나를 활용해서 다음에는 바나나 셰이크로 만들어봐야지.
곡물 시리얼을 토핑으로 올리면 투썸 데일리 오트 바나나 프라페가 부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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