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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ily

독서기록 -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에린남 에세이)

by 미스집오리 202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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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가졌을 때 유튜브에서 에린 남이라는 분의 채널을 구독해서 봐온 적이 있다.

처음 도서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가 출간되었을 때 보고 글을 참 쉽고 공감가게 썼다 싶었다.

작년에 결혼 준비하랴 바쁘다 뭐하다해서 잘 안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도서관에서 책이 두권이나 더 나왔길래 빌려와 봤다.

 



전작은 맥시멀 리스트였던 저자가 무작정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한 도전기를 담았는데, 이 책은 저자의 남편과 함께 미니멀리즘이라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나도 결혼을 하며 생활을 오롯이 나 혼자 해 나가는 게 아니라 함께 써야 하는 공간이 생기고 관리가 필요한데 막막하게 느껴지고 했었는데, 이 책은  이제 결혼을 앞두었거나, 신혼인 부부들이 서로 맞춰나가고 더 든든해지는 둘이 되기 위한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생활도 관계도 버릴 것 없이 딱 맞게 산다!"


알록달록 그림일기장을 들춰보듯 겉표지도 저자를 닮은 듯하다.

 

마스다 미리의 저서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가끔 마음이 해이해질 때 꺼내어 보고 싶을 정도로 소장 가치도 있는 것 같다.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는 미니멀리스트 부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역시나 솔직 담백한 글로 쉽게 이야기를 담아내서 좋았다.

 

 

 

세 시간 정도로 하루 만에 금방 읽는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참 많이 공감하기도 하고 남편과 내 모습과 닮은 구석도 많다고 느껴진 책이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책도 많이 안 읽고 글은 더더구나 안 쓰고 있는 요즘이고, 웬만해서는 실용서도 잘 안 읽히는 요즘이라 독서 근육 키우기를 해야 하는 데 이런 종류의 수필들을 읽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공감되었던 부분 기록해보기 

 

p. 72

포장되지 않은 채소나 과일의 종류가 많아져서 원하는 만큼 직접 가져온 주머니를 이용해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복잡한 사정들이 있을 거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언젠가는 동네에 포장 없는 가게가 생기기를 바란다.
(중략) 살림도 잘 모르던 사람 둘이서 굶지 않고 잘 먹고사는 게 가끔 신기하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장을 보고, 먹고, 채웠던 곳이 비워지기 전에 또 장을 보고, 먹고, 다시 채우며 살아갈 것이다.
생각만 해도 지루하고 귀찮지만 어쩔 수 없다. 잘 먹고, 잘 살려면 귀찮더라도 조금은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 결혼을 하면서 처음으로 살림이란 것을 내 손으로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을 때, 나는 장보기가 제일 어려웠다.
대부분 아침을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해왔던 더라, 요리를 하겠다고 야채를 사면 버리는 게 더 많았다.
특히나 타임세일 기간에 장을 보게 되면 하나 살 가격에 덤을 얹어서 분명 두 개를 사 왔는 데 종국에는 버리는 게 반이라 결국 같은 값에 사는 희한한 사태가 발생했다.
유통기한 안에 다 못 먹는 건 고사하더라도 냉장고에 처박혀서 곰팡이를 피우거나 상해 가는 식재료를 볼 때마다 뭔가 대책이 있어야겠다 싶어서 그나마 타협한 게 밀키트를 활용하는 법이었는데. 밀키트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결국 나도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참 귀찮더라도 멀리 장을 보러 가거나, 나오는 쓰레기를 수시로 정리하고를 반복하고 있어서 참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다.

서울 살 때에는 집 근처에 재래시장이 많았는데, 이렇게 주변에 아파트만 있는 환경에서 재래시장보다는 마트가 접근성이 좋다 보니 포장된 과일이나 야채를 사야 하는 게 참 안타깝다.

 

p.87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있더라도 귀여운 것에 대한 열망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난다.
남편은 필요한 것만 채워지면 충분히 만족한다. 예민하게 여기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가진 물건에 불만이 있더라도 조금 참고 만다.
나는 다르다. 집과 일상을 더 나아지게 하고 싶어서 자주 욕심을 부리게 된다.



----- 요즘에도 계속되는 딜레마이다.
집안일이 하는 것이 귀찮아 살림을 늘리지 않고자 하는 마음은 분명한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또 다른 마음 때문에 늘 괴롭다.
라이프 스타일 인테리어 용품들을 볼 때면 늘 설레고 이렇게 꾸미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는다.

 

이사 온 지 이제 몇 달만 더 있으면 1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나는 오늘의 집이나 집 꾸미기 같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새로운 인테리어나 마치 홈카페 용으로 마련된 공간처럼 예쁜 공간을 보면 나도 저렇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소품들을 사려고 웹서핑을 하고 있다.
집과 내 일상을 더 나아지게 하고 싶어서.

 

하지만, 특이한 인테리어를 하거나 남들이 예쁘다는 트렌드를 쫓아가게 되면 금방 질려버릴 것을 잘 알기에 소비하기 전에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맞는지, 지금 필요한 게 맞는지 많이 따져보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나와 남편의 모습이 많이 겹쳐지는 일러스트 그림들이 많이 보였는데, 귀여운 그림이 함께 있어서 아무래도 책이 더 술술 잘 읽히는 게 아닌 가 싶다

 

 

 

p.118
사람은 동물보다 계산적이고 못된 마음이 있어서 인류애를 내다 버리고 싶을 때가 많지만 적어도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특히 남편을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나를 더 사랑해 달라는 마음도 품지 않고 있는 힘껏 더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 결혼하고 신혼집으로 이사를 올 때, 업둥이로 키우던 고양이를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친정에 두고 와야 했다.
사료라던가 모레 기타 영양제 등 내 고양이에게 필요한 경제적 비용은 제공하고 가끔 친정 집에 갈 때만 잠시 함께일 뿐 잠시 떨어져 있는데, 오히려 저자의 남동생과 같은 입장이 되었다.
보살핌이 필요한 동물에게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내리사랑은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사람에게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나를 더 사랑해 달라는 마음을 품지 않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내 모습인가 깜짝 놀랐네.


소소한 재미를 담은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이 부분은 피식 웃음이 나면서 정말 귀여웠다.
방귀 방이라.ㅋ



p.248
나는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혹시라도 우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조금 지치거나 멈추고 싶을 때, 힘이 되어 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 둘 중 누군가가 다른 한 사람을 업고 달려야 할 상황이 찾아왔을 때, 피하거나 물러서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단순히 부부가 실천하는 미니멀 라이프 소개정도의 이야기가 쓰여졌을 거라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는 미니멀리즘이 일상 속 소소한 행복 찾기에 더 자극제로 소개된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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