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독서근육 키우기를 목표로 한달에 두권씩 책을 읽고자 다짐했는데 지난달은 이래저래 정신없어서 책을 빌려놓고 읽지도 못했다는 건 역시 핑계.
최근들어 유투브 동영상이나 정보위주의 짧은 글들만 접하다보니 책 한 권을 완독한 적이 없던 것 같다.
막상 책은 읽어야겠는데 뭘 읽어야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추천하는 베스트 셀러나 스테디 셀러들을 읽어야하나 싶어서 시도했다가 읽기 어려워서 끝까지 못 읽고 포기한 책들이 더러 있었다. 갈 수록 난해한 문구들로 이뤄진 장문의 보험이나 정책관련 서류들이 넘쳐나는데 나이들수록 뭔 소린지 이해 못하게 되는건가 걱정된다.
정보가 지천에 널렸는데 지식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기분이랄까.
이대로는 안되겠어서 책을 많이 읽어본 전직 독서논술교사였던 언니의 추천으로 중등 1학년 추천소설인 중국소설 <열혈 수탉 분투기>를 읽어봤다.
보통 하루면 다 읽는다고 했던 나에게는 장장 3일에 걸쳐서 읽었던 책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재미없는 건 아닌데 내가 워낙 집중을 잘 못하고 독서근육이 모자라서 오래걸린 것 같다.
<< 열혈 수탉 분투기 >>
창신강 지음
1957년 중국 텐진에서 태어난 저자는 중국 작가 협회 전국 우수 아동 문학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고 하는데 이 책으로 헤이룽장 성 제 5회 문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수탉다운 수탉이 되겠다는 꿈을 품은 수평아리의 야심만만 자아 찾는 이야기
초반 앞부분을 읽을때는 단순 수탉의 일대기 정도로만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후반부로 가면 인간의 야만적인 부분이나 중국 근현대화의 사회문제들을 언급하기도 한다.
확실히 우화를 통해서 빗대어 잘 표현했던 것 같다.
초보 독서가일수록 목차부터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책 겉표지만 보고 혹했다가 끝까지 덮지 못하게 된 경우들이 많은데, 목차를 보면 전반적인 책의 내용을 엿볼 수 있어서 도전해볼만한 책인지 아닌지 나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보다보니 소제목들이 중국 원서에서도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당황스런 커밍아웃과 달콤한 닭의 도시? 소제목이 재밌게 와닿았다.
이 책은 1인칭 시점으로 서사되는데, 그래서 몰입감이나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이 잘 되는 편이라 읽기 좋다.
사람들은 자신과 동떨어진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라.
반면, 토종닭들과 가장 가까운 문제는 바로 “생존”
잘 꼬집은 부분인 것 같다.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은 이런생각 저런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오직 생존을 위해서 먹고 일하고 해야하니까.
이 외에도 인상적인 구절들과 장면들이 몇몇 있었다.
지붕위의 옥수수에서 아버지 수탉이 말한 부분
“정말 기쁘구나. 어제 네가 한 행동은 퍽 자랑스러웠단다. 너 혼자만 먹지 않고 친구들까지 배부르게 해 주었잖니? 그건 네가 이기적인 병아리가 아니라는 뜻이야.”
지붕위에 널린 옥수수를 배부르게 먹고 배가 터질 정도가 되지 마당에 있는 친구들이 생각나서 주인집 여자에게 날개가 잘려나갈 상황이 되었는데도 옥수수종자를 마당으로 떨어뜨려서 같이 먹게해주었던 에피소드.
이 소설속 내내 하얀 깃털 수탉은 위험에처한 상황이 발생했을때 자기밖에 생각 못하지 않는 이기적인 캐릭터로 나오는데, 반면 주인공 토종닭은 무리를 생각하며 다른 닭들이 위험에 빠졌을때 최선을 다해 구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마음 따뜻한 행동이 독자로 하여금 뜨끔하게 하는 순간이 아닌가 싶었다.
간혹 우리사회 영웅이다 하며 소개되는 뉴스나 기사에서 보면 아직은 베푸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밖에 생각하지 못하니까.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마지막 장 영혼까지 따뜻한 날들
“이 닭장 안의 병아리 중에 될성부른 수평아리가 있을까요? 반드시 튼실한 수평아리 몇마리를 골라내야 해요.”
그 얘기를 듣고 나자, 나는 내 계획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내가 어렸을 때, 주인 여자가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삶은 이렇게, 일 년 또 일 년, 하루 또 하루,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
모험을 떠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테니까.
모험을 떠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구절이 지금 내 상황에 계속 안주하지 말라고 채찍질 하는 것 같다.
환경에 변화가 생겼는데도 아직 혼자서 헤쳐나가기 두려워하는 나에게 던지는 말 같았다.
지금 나한테 직면한 가장 큰 해결과제인가보다.
이렇게 책을 완독하고 나니 뿌듯한 성취감도 들고, 감상을 적고나니 나름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 좋다.
책을 끝까지 못 읽는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도전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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