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대하가 제철인 요즘.
어릴 때는 캠핑 가서나 펜션에서 바비큐로 구워 먹곤 하지만 요 근래 멀리 나가지는 못했는데 아부지가 대하를 먹고 싶어 하셔서 멀리 서울 경동시장까지 다녀오시고 사다 주셔서 이사 후 집들이 오신 겸 집에서 구워 먹어보기로 했다.
대하는 보통의 새우들보다 몸집이 큰 새우를 일컫는데 보통 중지 손가락크기보다도 길이가 길고 엄지보다는 좀 더 통통해 보인다.
2kg에 2만 원 주고 사 오셨는데 스티로폼 박스는 컸지만 ’ 생각보다는 좀 적어 보이는데?‘라고 느껴져서 무게를 달아봤더니 2.7kg 정도였다. 얼음무게가 있어서 2kg까지는 아니고 박스랑 얼음을 뺀 무게로 대하만으로는 1.6kg 정도 무게인 것 같다.
코스트코에서 1400g 대가 2만 5천 원 대였던 걸 보면 확실히 재래시장이 더 싼 것 같긴 하다.
집에서 대하 소금구이 해먹기
준비물 : 막 쓰는 프라이팬, (쿠킹포일), 굵은소금, 버터
1. 새우들을 식초물에 씻어주면 좀 더 탱글탱글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식초물에 담가준 후 씻어줬다.
스테인리스 쟁반을 산 후로부터 은근히 요리할 때 유용하게 쓰게 된다.
대하의 특징은 이 긴 수염!
하트모양도 만들어 줘 봤다.ㅎㅎ
2. 막 쓰는 프라이팬에 굵은소금을 바닥면이 보이지 않게 깔아주고 or 프라이팬 위에 쿠킹포일을 깔고 소금을 달궈준 후 세척한 새우를 올려준다.
마음이 급해서인지 언니도 나도 다들 대하를 직접 구워보기는 처음이라 일단 굵은소금부터 깔아주고 새우부터 무작정 올려버렸었는데 일단 대하를 집에서 구워 먹으려면 코팅팬은 망가지기 때문에 막 쓰는 스테인리스 팬을 준비해 주고 쿠킹포일을 깐 뒤에 소금을 올려서 구워 먹는 게 다 먹고 깔끔하게 치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식탁 위에 버너를 올려놓은 채로 올려놓고 구워가며 먹어도 괜찮지만 나는 그냥 가스불에 굽기로 했다.
한 6분 정도 지났을까? 뒤집어 줘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열어봤는데 그냥 안 뒤집어도 될 것 같았다. 뚜껑 닫은 채로 한 번에 구워 먹는 게 좋다.
3. 뚜껑을 덮고 중불에 총 12 ~ 15분 정도 구워줬다. 일단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싶으면 바로 그때가 노릇노릇 잘 구워진 타이밍.ㅎㅎ
1차로 쪘을 때 생각보다 팬에 많이 안 담았어서 금방 순삭 됐었는데 확실히 껍데기 쓰레기가 많이 나왔다.
한 곳에 모아서 버리기 쉽게 플라스틱 통을 각자 앞에 뒀다.
게눈 감추듯 빛의 속도로 후딱 먹어치워서
한판 다 거둬들이고 두 판째 굽기 시작.
언니가 후다닥 새우들을 올렸다.
굳이 내장을 빼내거나 손질할 필요 없이 바로 세척한 새우들을 소금에 올려두고 구워주기만 하면 되는 초간단 요리!
(이긴 하지만 뒤처리가 다소 번거로워서 두 번은 못 해 먹겠네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정도 양을 밖에서 먹으면 못해도 두세 배 이상의 돈이 들지 않을까 싶어 내년에도 먹을 수 있다면 집에서 구워 먹지 않을까 싶다.)
입이 많다 보니 굽는 속도보다 까먹는 속도가 더 빨라서 새우 머리만 따로 가위로 싹둑 잘라내서 버터에 구워 주기로 했다.
+ 대하 대가리로 버터구이 새우깡 만들기
작은 프라이팬에 버터 한 조각을 올려서 달궈주고 잘라 낸 새우 머리들을 투척했다.
먹고 나서 뒤늦게 통마늘도 같이 구웠다면 좋았을 걸…이라는 후회가 들었다.
노릇노릇 해져라~ 열심히 굽는 중.
거의 탈것 같다시피 오래 구워줘야 바삭바삭해지고 새우깡 같은 맛이 났다.
새우 머리만 굽고 까먹을 때는 머리 위에 뾰족한 더듬이 부분이랑 아랫부분을 잡고 화살표 방향대로 뜯어내서 먹어주면 새우깡 같은 맛이 나는데 눈 부분은 제외하고 먹어주는 게 좋다.
먼저 머리까지 통째로 먹어본 언니 말로는 너무 비렸다며 가급적 눈 아랫부분만 바싹 구워진 채로 먹어야 한다고 했다.
보통 초장에 찍어먹지만 특별히 준비한 청양간장마요에 찍어먹으니까 또 색다른 맛이었다.
다만 버터구이는 느끼해서 탄산음료가 시급했다.
한차례 폭풍처럼 먹어치우고 남은 잔해.
쿠킹포일을 깔고 구웠으면 싹 걷어내기만 하면 되었을 것을…
프라이팬에 들러붙은 소금을 어떻게 떼어내나 난감해하던 찰나 물을 부어주고 살살 긁어내주니 다행히 덩어리째로 잘 떨어져 나갔었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꼭 먼저 쿠킹포일을 깔고 구워야지.
생각보다 집에서 대하 구워 먹는 게 연기가 많이 난다거나 냄새가 많이 나지는 않았었다.
오히려 대하 껍질을 벗겨내느라 다 먹고 손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새우냄새 때문에 한동안 괴로웠던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조리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서 가을맞이 집들이 하는 분들도 음식 대접용으로 마련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요리..coo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애 첫 직접 김장하기 - 1탄 배추 절이기 (0) | 2023.11.16 |
---|---|
집밥기록 - 만들기 쉬운 반찬 깻잎김치 만들기 (1) | 2023.11.06 |
집밥기록 - 이케아 냉동 미트볼 & 그레이비 파우더 (푸드마켓 식품 추천) (0) | 2023.09.21 |
집밥기록 - 어묵양파볶음 간단요리 (feat. 삼진어묵) (0) | 2023.08.08 |
간단요리 - 마늘빵 만들기 (feat. 버터소분) (0) | 2023.07.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