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김장시즌이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김치가 익는 최적의 적정 온도는 평균기온 0도 정도라고 하는데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가면 김치가 얼어버리고, 온도가 높으면 김치가 빨리 익어서 발효속도를 늦춰주기에 0도가 적합한 온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옛날처럼 독에 묻어두는 타입은 아니지만, 보통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말에 김장시즌이다 보니 슬슬 준비해야겠다 싶었는데 올해는 역시나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온 바람에 언니는 벌써부터 김장을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트마다 김장대첩이니 뭐니 김장용품들과 배추 및 야채들을 세일하길래 나도 동참했다.
한꺼 번에 (보통 4인식구 5-6망이나 20포기 정도) 많이 담그면 힘들지만, 매번 김장을 주도적으로 해왔던 언니가 먼저 소량으로 사부작 사부작하면 큰 힘이 안 든다길래 나도 3망만 사서 직접 배추 절이기부터 김장 버무리기까지 도전해 보기로 했다.
준비물 : 배추 3망, 큰 채반 2개, 큰 대야 2개, 김장봉투, 굵은 소금, 물, 양동이, 바가지 or 계량컵, 식칼
솔향 강릉 배추
배추는 보통 한 망에 3포기가 들어있는데 강릉 배추 치고는 생각보다 많이 작아 보이지 않아서 의외다 싶었다. (올해 농사가 잘 된 곳인 걸까?)
한 망에 8800원 총 세망 구매해서 27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포기배추를 싸게 산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요즘 물가 생각해 보면 나름 선방한 것 같다.
절임배추는 20kg 에 3~4만 원대 정도 판매되던데 고생 값 생각하면 이 정도 가격도 괜찮아 보이지만 막상 절임배추는 어디서 구매해야 믿을만한 지 모르겠어서 아마 내년에도 왠지 배추를 직접 절에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마트에서 배송시켜서 집에 도착하고 달아보니 무게가 한 망에 13kg 정도 였는데 일반적인 강릉배추보다는 좀 무거워 보였다. 강릉배추는 해남배추보다 알이 작은 편이지만 달달해서 우리 집은 늘 강릉배추반 해남배추 반으로 담았었다. 완전히 강릉배추로만 담가보기는 이번이 처음!
알이 작은 배추는 양이 적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긴하지만 배추를 절일 때만큼은 확실히 작다 보니 다루기 훨씬 수월한 것 같다.
김장 배추는 노란부분이 가장 맛있는데 최대한 겉잎이 벌레 먹거나 지저분한 우거지들은 다 떼어내고 쓸만한 우거지는 김장김치를 담아 둘 김치통에 윗부분을 덮어두는 용도로 쓰기 위해 따로 모아두기로 했다.
본격! 배추 절이기
+ 제일먼저 밑작업으로 청소를 말끔히 해준다.
물을 수시로 사용해야 해서 화장실에서 했는데 베란다에서도 많이 하지만 욕실이 먼지는 덜 타는 편이라 락스로 말끔히 청소 완료.
1. 망에서 배추를 꺼내주고 어느 정도 겉잎이 손질되면 밑동을 잘라 줬다.
배춧잎이 다 잘려나가지 않도록 살살 칼질해 주기.
2. 밑동 제거해 주고 난 배추들은 지저분한 부분들을 제거해 주기 위해 한 번씩 씻어주고 준비해 둔 소금물 대야도 준비해 준다.
3. 깨끗이 씻고 나면 소금물에 잘 절여지기 위해 배추를 반으로 갈라준다.
나중에 양념 버무릴 때는 아무래도 1/4 쪽이 난 상태로 양념을 바르기도 통에 담을 때도 수월하기 때문에 칼집을 내어주고 소금물에 넣어줬다.
4. 대야에 소금 풀어준 물을 준비한다.
소금물 비율은 1L당 한 컵 반의 농도로 준비해 주는데 한 대야에 열 컵 정도가 적당했다. 대야 사이즈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배추가 잠길 정도로 받아준다.
5. 반 쪽으로 쪼갠 배추를 소금물에 담가주면 되는데 뽀글뽀글 공기방울이 안 나올 정도까지 담가줘야 배추 속잎까지 소금물이 잘 스며든다.
6. 소금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비닐봉지에 담가주기.
전에 다이소 김장비닐은 너무 얇아서 터졌는데 이번 김장비닐은 좀 더 두툼한 건지 무겁게 담고 굴렸는데도 찢어지지 않았다.
하나씩 담으면서 사진 찍으려니까 정말 힘들었지만 기록해 두면 나중에 찾아보기 좋으니까 작업이 더뎌도 과정마다 찍었다. (언니가 도와줘서 정말 다행;)
7. 각각 김장비닐봉지에 3포기씩 넣어준다.
3시간 간격으로 떠들러 줘야 하는 데 이 작업이 가장 고된 작업인데 그래도 비닐 안에 들어있으니 위아래로 소금물이 오르락내리락하도록 굴려주기만 하면 돼서 조금은 수월해진 것 같다.
8. 하루 정도 절여주기.
나는 총 24시간 정도 절였다.
소금물의 농도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3시간 간격으로 김장봉투를 떠들럭 거리며 상태를 확인해 보면 될 것 같다.
언니가 배추가 잘 절궈졌는 지 알아보려면 구부려서 부러지지 않는 정도인지 확인해 보면 된다고 했다.
9. 물기가 빠지게 거름망에 건져주기.
반으로 갈랐던 잘 절여진 배추를 비닐봉지에서 꺼낼 때 1/4쪽으로 나눠지도록 칼집이 나 있는 결대로 쪼개어 놓았다.
우거지(배추 겉잎)는 따로 모아뒀다.
우거지 거리를 너무 많이 만들었던 게 문제 긴 했지만; (c.f. 무청 - 무의 줄기와 잎을 말린 것 = 시래기)
나중에 우거지를 말려서 된장국에 넣어 끓여 먹어도 시원하니 맛있지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나는 그냥 전부 김장김치통 안에 덮어둘 뚜껑으로 이용했다.
10. 배추 뿌리(꼬갱이/꼬랭이) 제거해 주기.
엄마는 이 부분을 껑거리라고 부르셨는데 사투리인건지 옳은 표현이 어떤건지 배추 꼬리나 꼬갱이 혹은 꼬랭이 라고 검색해야 비슷한 부위가 나왔다.
나중에 김치 꺼내어 먹을 때 잘 먹지 않는 부분이라 미리 도려내줬다.
물론 아까워서 먹는 분들도 계시던데 개인적으로 질기기도 해서 잘 안 먹게 되다 보니 미리 제거해주는 게 편하다.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
11. 배추 절이기 마지막 작업
- 절여진 배추는 양념 버무리기 전에 물에 씻어서 건져놔야 배추가 너무 짜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2번 정도 헹궈주면 되는데 배추 안쪽 노란 잎 부분을 (머리채 쥐어잡듯이) 잡고 대야 안에서 흔들어 주면서 씻어주면 된다.
너무 빡빡 씻으면 소금기가 많이 빠지기도 하고 겉절이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살살 흔들어주듯이 씻어줬다.
체망에 5시간 정도 두고 나면 어느 정도 물기가 제거되는데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는 정도인지 확인하고 김장 버무리기를 시작하면 된다.
3망도 막상 적어보이긴 했지만 이 정도면 두 식구 먹기에는 충분할 것 같았다. 그 이상 직접 절구는 건 배추가 절여지기 전에 내가 절여질 판이라 혼자서 한다면 배추절이는 건 3망 정도가 할만 한 것 같다.
2탄은 김장양념만들기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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