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대한민국 수산대전이라고 설맞이 수산물 할인행사를 많이 진행하던데 1-2월이면 꼬막이 제철이라 그런가 꼬막무침이 너무 먹고 싶었다.
벌교 새꼬막이 동네 마트에서 더 세일을 많이 하길래 특가인 날 덜컥 사 버렸다.
생각해 보니 요새 노로바이러스가 유행이라던데 수산물은 당분간 피해야겠다 싶었지만 꼬막은 삶아 먹으니까 괜찮겠지 싶었다.
꼬막은 갯벌에서 11월부터 채취하기 시작하여 3월 정도까지 추운 계절 동안 살이 올라서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별미!
더군다나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등 영양도 풍부하고 동의보감에서 꼬막은 소화를 돕고 장기를 보호하며 기를 보충하여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추운 겨울 보양식품으로도 손꼽힌다고 하니 어쩐지 요즘따라 먹어야겠다고 생각이 든 이유가 몸에서 당겨서 그랬나 보다.
3kg 양이 어마어마해서 언니네랑 나눠먹었어야 했다.
조금 더 큰 사이즈의 꼬막을 살걸 그랬나 싶었지만, 앞에 있는 작은 꼬막이 3kg에 만원 돈으로 특가라서 작은 걸로 골랐다.
싱싱한 꼬막인지 아닌지 솔직히 골라 담을 수는 없고 온전히 사장님이 담아주시는 대로 살 수밖에 없다 보니 싱싱한 꼬막 구별법이 굳이 필요한가 싶다.
어차피 그람 당 받을 만큼 받으시면서 파시는 건데 상인분들은 마치 덤으로 더 담아주시는 것처럼 "더 담았어요~“라고 하신다. 막상 양만 더 많아져서 난감했지만, 한번 쪄서 두고두고 먹어도 되겠지라는 심산으로 그냥 챙기기로 했다.
언니네서 1차 해감해 삶아 먹고 2차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려고 따로 담았다.
꼬막 손질하기
꼬막을 깨끗한 물에 바락바락 문질러서 껍질에 뭍은 따개비나 이물질들을 제거해 준다.
칫솔 같은 브러시로 껍질을 닦아내기도 하는데 새꼬막은 작기도 하고 양이 많아서 일일이 다 조개껍데기를 닦을 필요까지는 없다.
대충 4-5회 정도 반복해서 씻어준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바락바락 씻으려면 김장고무장갑 필수!
처음에 얇은 장갑으로 씻었다가 거의 얼음물 급으로 물이 차가워서 손가락이 얼어버리는 줄 알았다.
김장고무장갑을 끼고 바락바락 문질러서 이물질들이 떨어져 나오도록 꼼꼼히 씻어주기!
삶기 전에 해감작업을 하기 위해 1차 건져뒀다.
꼬막 해감하기
꼬막은 갯벌에 파묻혀 있다가 채집된 거라 흙이나 각종 유기물질이 섞여 생긴 찌꺼기들을 먼저 제거해줘야 한다.
이러한 조개류에서 흙이나 모래찌꺼기를 뱉어내게 소금물에 담가두는 작업이 '해감을 뱉어내게 하는 작업'으로 흔히 해감한다고 말한다.
제대로 해감하지 않고 요리하면 온갖 이물질들이 씹혀 입안이 난리 날 수도;
500g 기준 물 1리터 정도에 굵은소금 두 스푼정도 넣고 1시간 정도 해감해줬다.
꼬막들이 이물질을 잘 뱉어내도록 숟가락 하나도 같이 넣어주고, 숟가락 하나도 같이 넣어 뚜껑을 덮어서 1시간 동안 뒀다.
식초도 조금 넣어주면 해감하는 시간을 조금 더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해서 넣어줬다.
해감을 다 하고 나서 나면 끓는 물에 3-4분 삶아준다.
너무 오래 삶으면 조갯살이 질겨지므로 주의!
조갯살이 한쪽으로 몰려서 떼어내기 쉽도록 숟가락이나 요리주걱을 한 방향으로 10번 정도 돌려주는 작업도 해줬다.
센 불로 끓여주면 중간중간 거품이 올라와서 냄비가 넘칠 수 있는데 그때마다 물을 반컵씩 넣어서 냄비물이 넘치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
다 삶고 나면 채에 건져서 물기를 빼준다.
삶은 꼬막 껍데기 제거하기
꼬막 껍질 반을 쪼갤 때 꼬막이 입을 너무 앙 다물고 있을 경우 뒷 꼭지 부분에 납작한 숟가락을 이용해서 벌려주면 좋은데 집에 있던 숟가락 두께가 살짝 두꺼워서 안 들어갔었다.
세라믹 칼을 이용했더니 이가 나가버렸는데 가급적이면 스테인리스 제품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껍데기 쉽게 까는 방법
바로 뒤꽁지 이 사이에 숟가락을 끼워서 쪼개준다.
이 작업이 은근 번거롭고 귀찮지만 따끈따끈할 때 까자마자 하나 맛을 보고 나니까 남은 껍질들도 얼른 제거해야겠다는 원동력이 생겼다.
진흙을 가득 품고 장렬히 전사한 꼬막은 먹을 게 없어서 쓰레기통으로...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었는데 처음 시도해 보는 것 치고 은근 해감이랑 삶는 건 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쉽다고 해서 번거롭지 않다는 건 아님.
한쪽 껍질만 제거한 채로 냉동보관을 하면 수분을 더 함유하게 돼서 조금 덜 질겨진다고는 하는데 막상 1kg 정도는 그 자리에서 바로 먹고 치우게 된다.
양념장 만들기
만개의 레시피를 참고했다.
청양고추는 기호에 따라 넣어주면 되지만 매콤하게 먹으려면 역시 청양고추가 필수 :)
간장 2스푼, 설탕 1스푼, 고춧가루 1스푼, 맛술(소주) 1스푼, 다진 마늘 한 스푼, 파 조금, 참기름 한 스푼
청양고추는 다져서 넣었다.
재료를 다 넣고 양념장을 섞어주고 마지막에 통깨를 얹어주면 완성!
만들기까지는 2시간이나 소요됐는데 한 접시 마련해서 입으로 들어가는 건 고작 2분밖에 안 걸리네;;
짭조름하고 맛있어서 겨울철 밥도둑이라고 불린다는데 다른 반찬이 필요 없겠다.
쫄깃한 식감에 양념장까지 새콤 짭짤해서 너무 맛있었다.
먹을 만큼 먹고 나서 한 차례 더 삶고 다음날 먹을 꼬막과 냉동실에 보관할 꼬막을 선별했다.
이 난쟁이 부츠 내지는 버선발 같은 조개 뭐냐고요~ㅎㅎ
아 진짜 웃기고 귀엽다.
삶고 껍질을 제거한 꼬막들을 하루 이틀 내 먹을 양 정도로 소분해서 밀폐용기에 넣어놓고, 3-4일 안에 먹을 양은 냉동보관하기로 했다.
꼬막은 바로 삶아서 양념장 발라먹어도 맛있지만 당일 소진이 안 될 만큼 많아서 냉장, 냉동 보관했을 경우 꼬막비빔밥이나 꼬막 전, 혹은 강된장에 꼬막을 넣어서 먹어도 좋다고 하니 껍질을 제거해서 냉동실에 넣어둔 꼬막으론 강된장에 활용해 봐야겠다.
껍질째로 넣으면 냉동보관 시 수분을 덜 빼았겨 육즙 손실이 적다고는 하지만, 가급적 꼬막은 식구들이 여럿 많이 모였을 때 삶아서 하루에 다 소비해버리거나, 소량으로 삶아서 그때그때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다 먹고 껍질 쓰레기도 많이 나오는 바람에 참 번거롭기 짝이 없었지만 겨울철 제철이니 한번쯤은 먹을 값어치는 충분했다.
'요리..coo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밥기록 - 황태 조림 구이 (남은 제사포 활용& 황태포 손질) (0) | 2024.03.05 |
---|---|
집밥기록 - 집에서 LA 갈비 고기구워먹기 (feat. 기펠 무연그릴 청소법) (0) | 2024.02.19 |
집밥기록 - 두부조림 간단요리 (두부 소분) (1) | 2024.01.22 |
김장하기 4탄 - 김장 남은재료 활용 무수분 수육 삶기 (1) | 2023.11.18 |
생애 첫 김장하기 3탄 - 남은 양념 활용 알타리김치 담그기 (0) | 2023.11.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