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가 시장에서 산달래를 사다 주셔서 봄맞이 달래장을 만들어봤다.
사실 다듬는 게 일일 거 같아서 그냥 손질된 달래를 살까 고민했지만 마트에서 파는 달래는 가격이 거의 두 배라 직접 손질해 보도록 했다.

하지만 한 시간 뒤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직감.
분명 다듬고 있는데 줄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산달래는 흙을 잘 제거해줘야 하는데 물로 몇 번을 씻어서 헹군 건지; 정말 무한 반복에 물값이 더 들었겠다도 싶었던 순간이었다.

겨우겨우 손질해서 무게를 달아보려고 그릇에 담았다.
부추도 맛있는데 봄달래는 마늘처럼 통통한 부분이 특징인데 그래서 톡 쏘는 알싸한 맛이 더 나는 것 같다.
달래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과 함께 알리신도 함유되어 있어서 혈관질환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요즘은 정제된 약 대신 좋은 음식을 잘 먹어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어릴 때는 눈길도 안 줬던 부추, 미나리, 달래 같은 향이 강한 채소들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다 다듬고 나니까 75그람 정도 됐다.
보통 70그람이나 100그람 기준 레시피들이 있던데 정확한 측량이 아니더라도 적당히 레시피를 적용하기로 했다.

준비물
달래 한 줌(75g)
진간장 7 스푼 (밥숟갈 기준)
멸치액젓 1 스푼
비정제설탕 2스푼
매실청 2스푼
청양고추 1개
고춧가루 1 (청양고추 없으면 고춧가루 2스푼으로)
다진마늘 1 스푼
들기름 or 참기름 1 스푼
통깨 조금
물 한 컵 (종이컵기준)

만드는 방법 순서 따위는 없이 달래를 잘게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준비된 나머지 재료들과 함께 다 넣어서 섞어주면 완성이다.

달래만으로도 향긋해서 맛있다 보니 양념장은 대충 입맛에 맞게 단맛을 좋아하면 설탕을 더 넣거나 짠맛을 좋아하면 간장을 더 넣는 식으로 맞추면 될 것 같다.
집에 있는 고춧가루가 맵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처음에 두 스푼을 넣었다가 너무 매워서 그냥 청양고추를 넣지 말 걸 후회됐다. (마늘까지 들어가서 더 매웠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남편은 매운 걸 좋아해서 오히려 좋아했다.ㅎㅎ

만들어둔 달래장은 일주일치 정도는 돼서 통에 잘 담아두고 식사 때마다 꺼내먹고 있다.
계란프라이에 밥을 비벼 먹어도 좋지만 구운 김에 싸 먹는 게 내 취향이다.

달래장에 김 한쌈~ 고놈 참 밥도둑이네.
이제 정말 봄이라 살 빼야 하는데 홈트는 잘하고 있지만 식단조절을 못해서 건강한 돼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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