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성환 도쿄감성 카페 - 하레브라도
지인언니가 천안에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다고 해서 성환역 근처에 있는 하레브라도에 다녀왔다.
오늘 날씨 한번 요란했는데 아침에 급 소나기가 내리더니 해가 반짝하고 바람이 태풍급으로 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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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드라마상에서 당미역으로 나왔던 배경이 되었던 성환역.
간만에 열차 타고 오니까 뭔가 여행온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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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잎도 무더기로 떨어져 내렸다.
이제 정말 가을이 다 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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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레브라도
위치 :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성환1로 263
- 성환역 1번 출구 도보 약 4분
영업시간 : 월-토 11:00 - 21:00
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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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물인 외관.
은행나무잎이 더 잔뜩 떨어져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노란 카펫이 깔려있다면 한층 더 예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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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형카페들이 워낙 비싸서 그런지 커피 가격대는 착한 편인 것 같다.
날이 추워서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고 싶었는데 카푸치노가 없어서 라떼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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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에 놓인 소품 하나하나 다 너무 귀엽다.
저 고양이는 꼬리가 왔다 갔다 움직였는데 영상으로 담지를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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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앙금부터 반죽까지 매장에서 손으로 직접 만든다고 하는 하레브라도 도라야끼.
장장 18시간 그 이상의 시간을 거쳐 비로소, 하레브라도 만의 팥앙금이 완성된다고 한다.
마스킹 테이프도 그렇고 곳곳에 일러스트 그림하며 직접 찍은 사진 하며 사장님께서 재주가 많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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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야키라는 단팥빵 가격은 3500원
레브라도 얼굴이 도장처럼 찍혀있는데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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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잔도 참 예쁘네.
카페 군데군데 감성이 도쿄 어느 카페에 와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서 잠시나마 여행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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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기본 2인좌석과 4인 좌석은 하나, 창가 바 좌석이 있다 보니 소규모로 방문하는 손님들이 이용하기 좋을 것 같다. 떠들썩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라 작업을 하시는 분들도 몇 분 계셨는데 소규모인 공간이다 보니 음료 1잔당 3시간 이용시간제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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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크리스마스라고 트리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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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 지나가는 게 차가 아니라 전철이었다면 더더욱 일본소도시 감성이 느껴질 법한 창가자리.
은행나무가 폈다면 분위기가 더 좋았을 것 같다.
올해 단풍이랑 은행나무는 확실히 절정이란 걸 보지 못한 채 떨어진 모습만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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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보다 일찍 도착해서 카페에 들어와 앉았는데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안 들고 나와서 카페 안에 있던 책장에 있던 책을 하나 꺼내 들었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가져와서 보고 있는데 주문한 카페라떼가 나와서 함께 한컷.
요즘 몽가뜨개 대바늘 인형에 빠져있는데 쿼카를 3일에 걸쳐서 완성했다. 팔 이어 붙인 게 영 어설프지만 그럭저럭 완성한 것에 만족.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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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 지금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런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그래 연금 복권이다!
근데 연금복권 1등은 언제 되는 것일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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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언니가 늦게 도착해서 미안하다고 도라야끼를 사줬다. :) 너무 귀여워서 못 먹겠다며 한참 이리저리 사진 찍어보다 한입 먹기 시작했는데 달달하니 커피랑 잘 어울리는 디저트였다.
팥이 인위적으로 단맛이 아닌 데다 부드러웠다.
그러고 보니 사장님께서 레브라도 종 댕댕이를 키우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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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할아버지가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모습이 창가 쪽 분위기랑 너무 잘 어울려서 담아보려고 했는데 너무 늦게 녹화버튼을 눌렀던 바람에 급하게 정문 쪽이라도 찍었다.
자전거 탄 풍경은 언제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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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고 셀프바에서 물 가지러 간 김에 보니 냅킨 문진도 댕댕이 뼈다귀 모양이다.
곳곳에 소품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카페 음악선곡도 좋아서 다시 방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