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시어른이 수확하신 두릅이 많이 생겼다고 나눠주셔서 얻어왔다.
처음에 박스에 한가득 있는 두릅을 보고서는 나물이 아니라 나무가 아닌 가 싶을 정도로 길어서 놀랐다.
대부분 두릅나무에서 올라오는 두릅 크기는 짧던데 나무에서 이렇게까지 길게 자랄 수가 있나 싶다.
원래 고수라던지 샐러리 종류의 향이 진한 채소들은 잘 못 먹는 편인데, 미나리 정도의 향긋함은 이제 즐길 줄 아는 나이가 된 요즘이다.
가져오자마자 바로 데쳐서 뒀어야 했는데 밀린 집안일들이 많았어서 냉장고에 이틀 방치했더니 그 사이 가시처럼 털이 올라오고 시들해져 버렸다.
그래도 가시가 거칠지는 않고 야들야들해서 손질할 게 많지는 않았다.
두릅 오래 보관하기
두릅을 오래 보관하려면 데쳐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주고 비닐이나 용기에 소분해서 공기를 차단한 후, 냉동실에 보관하는 게 가장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살짝 살 얼었을 때 꺼내서 따로따로 분산시켜두면 나중에 꺼내 쓸 때 덩어리로 뭉치지 않아서 꺼내 먹기 편리하다.
어머니는 양이 많아서 오래 드셔야 할 것 같다고 장아찌를 만드신다고 했는데, 나는 싱싱할 때 빨리 먹어 치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바로 데치고 전으로 부쳐 먹기로 했다.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는 방법으로는 데쳐서 초고추장과 먹는 게 가장 좋긴 하다.
두릅은 제철이 4월에서 5월이라고 한다. 이맘때 부모님들은 봄나물을 많이 캐러 다니셨던 것 같다.
마트나 시장에도 봄나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정말 봄이 완연히 온 것 같다.
두릅 손질하고 데치기
밑동을 잘라내고 (싱싱한 것은 약간만 잘라내도 되지만 무른 부분이랑 억센 부분이 있어서 엄지손가락만큼 잘라냈다.)
십자가 모양 내지는 작은 두릅은 반만 갈라뒀다.
두릅을 데칠 때는 센 불에 2분 정도 끓여주는데 소금을 한티 스푼 정도 같이 넣고 끓여준 다음 건져서 찬물에 바로 담가준다.
물기를 덜어내고 바로 초고추장과 먹어도 된다.
브로콜리도 데쳐서 초고추장에 먹으면 특유의 향이 느껴지지 않아서, 초고추장과 같이 먹곤 하는데 확실히 가장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tip. 초장에 깨소금도 조금 뿌려서 같이 먹으면 고소함도 배가되서 맛이 더 좋다.)
물에 넣고 나니 색이 좀 더 파릇파릇해서 먹기 좋게 보였다.
비전 냄비에다 데치니까 시각적으로 바로 보여서 건지기 좋았던 것 같다.
너무 오래 삶으면 곤죽이 되듯이 흐물흐물해져서 2-3분 정도 삶고 건지는 게 적당한 것 같다.
두릅 효능
1. 두릅에는 인삼의 대표적인 성분인 사포닌의 함량이 높고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요즘 같은 환절기 면역력 강화에 좋다.
2. 두릅의 쓴 맛을 나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줘서 피로 해소에도 좋다고 한다.
3. 두릅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의 함유도 높아서 변비 예방에 좋다고 한다.
그래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봄철에 어머니들이 많이 찾으시는 거 같기는 하다.
초간단 두릅전 부치기
부침가루와 달걀 2개 정도를 볼에 맛소금이나 구운 소금 한 꼬집과 함께 풀어서 준비해준다.
부침가루가 집에 없으면 다시다와 조미료를 살짝 가미해주면 된다.
손질된 두릅을 먼저 앞뒤로 부침가루를 묻혀주고 달걀 푼 물에 담가준다.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잘 부쳐주면 완성된다.
덕분에 한 끼 맛있고 건강하게 잘 먹었다.
돌파 감염이 심했던 터라 3월은 어쩔 수 없었지만, 미리 알았더라면 면역력이 많이 저하되지 않고 관리해서 심하게 앓고 지나가진 않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봄철은 야채값이 겨울보다는 싸졌으니까 채소 반찬을 많이 챙겨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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